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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천국

코러스 The Chorus, 인생의 등불을 만난다는 것

 


코러스 (2010)

The Chorus 
9.5
감독
크리스토프 바라티에
출연
제라르 쥐노, 장 밥티스테 모니에, 막상스 페렝, 프랑수아 베를레앙, 카드 므라드
정보
드라마 | 프랑스, 스위스, 독일 | 97 분 | 2010-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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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한 작곡가와 꿈을 잃은 아이들, 이제 그들의 희망 합창곡이 울려퍼진다!

 

 

 

2차 세계대전 직후, 프랑스에 무수히 생겨났던 학교 중 하나인 마르세이유의 작은 학교는

전쟁의 상처와 피해로 불우해진 아이들을 위한 기숙학교다.

사리사욕을 챙기는 강압적인 교장아래, 고아와 불량소년들이 거의 감금되어 있다시피한 통제불능인 학생이 가득한.

이처럼 씁쓸한 학교에, 실패한 작곡가 클레망 마티유가 미완성 악보를 들고 임시직 교사로 부임해 온다.

첫 날부터 아이들의 거친 장난과 비인간적인 교육을 맞딱드리지만, 우연히 아이들이 흥얼거리는 노래소리에

접어두었던 음악을 다시 작곡하고, 이 아이들에게 노래를 가르치기로 결심한다.

반항심 가득한 피에르 모항쥬가 가진 천상의 목소리와 재능, 부모의 품이 그리운 여린아이 페피노까지.

합창으로 시작된 아이들의 하모니는 삭막한 학교에 희망의 싹을 틔워주기 시작한다.

 

 

 

살면서 적절한 시기에 인생의 등불을 밝혀줄 스승을 만난다는 것은 얼마나 큰 행운일까.

갈피를 못 잡는 방황의 날들에 길을 제시해 줄, 시련의 벽에 부딛혔을 때 따스히 독려해 줄, 내 인생에 한 발 더 내딛게 해 줄 그런 스승.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 내게도 미약하게나마 나의 재능에 격려를 해 주셨던 선생님 몇 분이 생각이 난다.

비록 내가 인생의 길을 바꿀만큼 크나큰 영향은 아니었을지라도, 스승으로서 참 좋은 분들이셨음은 틀림이 없다.

 

스승과 제자의 감동적인 이야기를 다룬 영화는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 너무 유명한 [죽은 시인의 사회][굿 윌 헌팅] 또는

[스쿨 오브 락]이나 [블랙]도 마찬가지로 소재와 상황은 다르지만 인생에 좋은 스승을 만나 큰 변화를 맞이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

이런 이야기를 만날 때 마다 인생에 가장 적절한 때에 등장해 주는 인물의 영향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느끼면서도,

한 편으로는 참 부럽다. 좋은 때에 좋은 스승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 말이다.

여기 코러스에서도 모항쥬와 페피노에게 마티유 선생님이 그랬을 것이다.

 

인생의 바닥까지 떨어진 실패한 작곡가와 전쟁의 상처로 부모를 잃고 고아가 된 어쩌면 미래를 찾는 다는게 불안한 이 학생들이

우연히 만나 함께 삶에 대한 의욕과 희망을 본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이었겠는가.

이 영화는 그렇다 할 스타 배우 하나 등장하지 않고, 전체적으로 흘러가는 스토리가 색다르다거나 반전이 있다거나 특이한 것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저 기성배우 못지 않게 훌륭하게 연기를 해내고 있는 아이들(생 마르크 합창단)과 그 아이들이 부르는 노래가

하모니를 이뤄 관객의 마음을 울리고 있는 것이다.

늙고 고집스러운 선생님과 말썽꾸러기 제자들이 음악을 통해 하나가 된다는 것.

어디에나 희망은 있고, 가치가 있다는 선생님의 가르침이 영화 전반에 녹아있다는 것이 참으로 따뜻했다.

기대 없이 봤던 한 편의 영화 속에 진정한 스승의 참된 의미와 제자들과의 교감을 보았다.

영화에서 뿐만 아니라, 현실에서도 좋은 스승과 제자를 이어주는 일들이 많으면 얼마나 좋을까.

나도 오랜만에 보고싶은 스승님께 인사를 드려야 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