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호숫가 마을 롱레이크에 강력한 비바람이 휩쓸었고 곧이어 자욱한 안개가 몰려왔다.
주인공 데이빗은 태풍으로 쓰러진 집을 수리하기 위해 아들 빌리와 옆집 변호사 노튼과 함께 다운타운의 마켓으로 향한다.
물건을 고르고 있는 그 때, 마켓으로 뛰쳐 들어오는 노인.. "안개 속에 무언가 있다!!!"
밖은 이미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만큼 정체불명의 안개가 가득했고,
주민들과 데이빗, 빌리는 마켓안에 고립되어 버린다.
밖으로 낙나다면 모두 죽을 것이라는 불안감과 절망감이 가득한 채, 정체불명 괴생물체의 공격이 시작되는데..
괴물들과 그들의 싸움은 시작되고, 과연 그들은 무사히 살아남을 수 있을까.
영화 내내 동네 비호감, 밉상을 자처하던 사이비 종교에 미친 이 여자 ↑ 사진으로 봐도 역시 꼴보기 싫다;;
보는 동안 얼마나 밉고 한 대 때려버리고 싶던지- _- 다시 봐도 마찬가지ㅋ
단연 주먹을 부르는 캐릭터 No. 1이라 하겠다.
어쨌든 이제 안개 속에 들어있는 자욱한 이 영화 "미스트"의 이야기를 좀 해보자.
스포일러 有
내 생애 최고의 공포영화는 아니지만, 내 생애 가장 기분 언짢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공포영화로는 1등인 이 영화.
2008년에 개봉했던 이 영화의 원제는 Stephen King's The Mist로, 스티븐 킹의 원작답게 기대를 하게 만드는 작품이었다.
당시 공포영화를 즐겨보던 동생 갱사미님과 두근두근 극장가를 찾았다가, 이건 뭐 불쾌지수 확!! 치솟았던 기억이- _-
관람객 사이에서도, 최고다와 최악이다 양극단의 평가가 갈리며 토론의 장을 마련한 영화이기도ㅋ
영화의 감상이라는 것은 지극히 주관적인 것이므로, 누구의 감상이 옳다 그르다는 할 수 없다.
가끔 영화평들을 보면 서로 다른 의견을 깎아내리거나, 영화를 볼 줄 모른다거나, 이해를 못 한다는 등의 일차원적인
생각을 종종 볼 수가 있는데 같은 사람이 아니니 생각이 다른 건 당연한 것일뿐.
틀린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인지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본인이 쓰는 영화포스팅 역시, 보편적이면서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감상이라는 것 :) )
처음 이 영화를 보고 나왔을 때, 언짢음과 불쾌감 또는 억울함 까지 온갖 불편한 감정들을 감출 수가 없었다.
장르를 불문하고, 모든 극의 주인공들은 극을 이끌어가기 위해 끊임없이 무언가를 해야한다.
그게 옳은 일이든 그른 일이든 말이다.
위험이 닥치면 해결하고 문제가 생기면 풀어야 하고, 양단의 갈림길에서 고민해야 하며 선택을 책임져야 하는 것이다.
미스트의 주인공 데이빗 역시 다르지 않았다.
주변 상황을 감지하고 솔선수범 했으며, 어려운 상황을 해결하고자 노력을 한다.
고립된 장소와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단연 대장으로서 돋보이며 아들을 지키기 위해, 위험을 주저하지 않는다.
여기까지는 여느 영화의 주인공들과 다를게 없다.
그러나 입장이 다른 사람들과 의견이 나뉘고 데이빗을 주축으로 마켓을 나서는 순간부터 이야기는 점점 산으로 가기 시작.
노인들과 여자, 본인과 아들 이렇게 다섯이 기름이 얼마남지 않은 차를 타고 4발의 총알이 든 총 한 자루를 가지고 밖을 나선다.
지금까지 살기위해 열심히 노력해 오다가, 차에 기름이 떨어지자 너무나도 순순히 죽음을 선택하는 그들.
할 만큼 했다니? 밖에 나가 죽을 때까지 괴생명체와 마지막까지 싸워보지도 않고 그저 편하게 죽음을 택한단 말인가!
4발 밖에 없는 총으로, 아들까지 죽이고 결국 본인은 죽지 못하는 데이빗.
모든 것을 포기하고 절망에 빠진 그가 차 밖으로 나와 괴생명체와 전면전을 택했을 때, 안개가 걷히며 다가오는 진실은
상황을 정리하며 생존자를 구조하고 있는 거대한 군대..
그리고 구조된 생존자 사이 데이빗을 뚫어져라 보는 한 여인이 있었다.
영화 초반, 마켓에 갇히기 전 아이를 구하기 위해 밖으로 나가야 한다며 도움을 청하다 결국 혼자 안개 속으로 갔던 여인.
죽어라 애쓰고 고생하다 결국 이게 최선이라며 비극적인 상황을 초래한 주인공 무리와 별개로,
혈혈단신 나섰던 그 여인이 보란 듯이 살아 아이들을 지켜내고, 이제는 그 높은 곳에서 주인공을 내려다보는 눈빛이란.
이처럼 미스트는 영웅을 자처하며 노력하는 주인공의 해피엔딩은 커녕, 깊은 정말과 비극의 불행을 안기며 끝을 낸다.
많은 살마들이 당황함을 넘어 허무함이 동반된 화가 치밀었던 이유는, 어느 누구 못지않게 열심히 노력했던 주인공의 삶을
한 순간에 얼음바닥에 내동댕이치는 것도 모자라 참담하게 버렸기 때문이었으리라.
영화에서까지 복잡하거나 어두운 현실의 이면을 보고싶지 않은 것이 개인적인 취향인데,
우리의 주인공은 결과적으로 아무것도 안 한 것만 못하게 되버렸으니, 마주하기 차가운 현실에 나조차 힘이 풀려버렸다.
옳다고 판단하는 모든 것이 흔들려 보린 그 마지막 상황.
나도 과연 절망과 공포 속에서 흔들리지 않을 정신을 가질 수 있을지는 모를일이다.
안개 속에 있는 정체불명의 괴물보다, 인간이 겪는 극한 상황에서 그들끼리의 공포가 더 무섭고 질렸던
이 영화의 여운은, 그 당시 막 느꼈던 감정들보다 시간이 훨씬 지난 뒤에도 여전히 남아 불편함이 가시지 않을만큼 강렬하다.
희망을 잃은 인간이 두려움 앞에서 얼마나 나약한 존재가 되는지, 한 없이 우울의 나락에 빠져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어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결말이지만 너무 깊이 파고들지는 말자.
아무래도 현실은 희망차다는 미래가 있어야 하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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