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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천국

래빗 홀 Rabbit Hole, 다른 세상에 살고있을 또 다른 나

 
래빗 홀
무게만 다를 뿐 누구나 그리움을 안고 살아간다 교외의 조용한 주택가에 살고 있는 베카(니콜 키드먼)와 하위(아론 에크하트) 코벳 부부. 완벽했던 부부의 행복한 생활은 8개월 전 사랑하는 아들 대니를 잃으면서 한 순간 변해 버렸다. 하위는 대니와의 추억을 간직한 채로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싶지만, 슬픔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베카는 집 안에 남아 있는 대니의 흔적을 하나하나 지운다. 그러던 어느 날, 베카는 한 소년과의 우연한 만남을 통해 수많은 차원의 세계를 연결하는 ‘래빗 홀’의 존재를 알게 되고 조금씩 평온함을 찾아간다. 한편 하위는 자신을 이해해주는 여자 ‘개비’를 통해 베카가 채워주지 못한 뭔가를 채우려 한다. 누구보다 서로를 사랑하지만 자꾸 어긋나기만 하는 두 사람. 그들은 앞으로의 삶을 변화시킬 위험한 선택을 하려 하는데…
평점
7.1 (2011.12.22 개봉)
감독
존 카메론 미첼
출연
니콜 키드먼, 아론 에크하트, 다이앤 위스트, 마일스 텔러, 타미 브랜차드, 산드라 오, 지안카를로 에스포지토, 존 테니, 스티븐 메일러, 마이크 도일, 로버타 월러치, 패트리시아 칼렘버, 알리 마쉬, 예타 고테스맨, 콜린 미첼, 디드리 굿윈, 줄리 로렌, 로브 캠벨, 메리루이즈 버크, 제이 윌키슨, 샐리 사피오티, 피닉스 리스트, 샌디 캐롤, 쇼샤나 위더스

 

 

 

 

어느 가족과 마찬가지로 행복을 꿈꾸는 예쁜 가족 베카위 그리고 보석같은 아이 대니.

그럴던 어느 날, 10대 소년 제이슨이 낸 차사고로 대니를 잃고 만다.

주위의 도움에도 불구하고, 상심에 빠진 베카는 아들을 잊는다는게 쉽지많은 않고.

힘든 시간을 보내는 그들 앞에, 가해자인 제이슨이 나타나게 되는데..

 

 

 

제83회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던 니콜 키드먼이 아이를 잃은 슬픔을 가진 엄마를 연기했고,

[헤드윅], [숏버스]로 이름을 알린 존 카메론 미첼이 메가폰을 잡았다.

데이빗 린제이, 어베이르의 2007년 퓰리처상 수상 연극의 원작인 래빗 홀

수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어찌보면 파격적이고 자극적인 소재로 색깔있는 영상을 만들어 냈던 존 마케론 미첼이 만든

인간의 상실의 고통이라는 공통성의 주제를 담은 가장 잔잔하면서도 절제적인 영화가 아닌가 싶다.

 

스포일러 有

 

 

살다가 맞이하게 되는 뜻하지 않는 사건들, 사고들, 슬픔, 아픔, 고통, 그런 시련들은 언제나 예고가 없다.

베카에게도 그랬다. 그 날 뒤뜰의 문을 열어놓지 않았더라면. 개를 기르지 않았더라면. 제이슨이 운전을 하지 않았더라면..

수 없이 그 날로 돌아가 모든 것을 바꿔놓고 있지만, 돌아오는 건 잔혹한 현실 뿐이었다.

아무리 위로를 받아도, 같은 고통을 겪은 살마들과 얘기를 나누어 봐도, 가족들이 이해를 해줘도 베카에게는 모든것이 힘들다.

괜찮다고. 괜찮아 졌다고 생각하다가도 어느 날 문득 울컥울컥 밀려오는 그 감정들은 어떻게 할 수가 없는거다.

다른 아이들을 볼 때, 다른 가족들을 볼 때, 대니의 물건들을 정리할 때, 모두 연관되어있는 것들을 지울 수는 없는거니까.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지는 그녀와 그녀의 가정에 참으로 깊은 슬픔과 안타까움이 자리잡았다.

 

그러던 어느 날, 베카는 우연히 대니를 잃게 만들었던 가해자 제이슨을 보았고 그를 조심스럽게 따라간다.

마주하게 된 두 사람. 제이슨도 베카처럼 수 없이 그 날로 돌아가 자책을 하고 똑같이 고통을 받고 있음을 알게 된 베카는

서로의 상처를 꺼내보이고 보듬으며 그렇게 서로를 이해하려 한다.

래빗 홀은 제이슨이 그리는 만화책의 제목.

평행우주론에 관심을 갖고 있는 제이슨이 수 많은 토끼 굴을 만들어 놓고, 같은 외모를 지닌 사람들이 각각의 굴에서

다른 세상과 만나 다르게 살아갈거라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것이다.

세상 어딘가에서 지금의 나와는 다르게, 괴롭고 힘든 일도 없이 행복하게 살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베카 역시 다른 세상의 자신은 지금 무척 행복하게 살고 있을거라는 생각에 조금은 마음이 편해졌을지 모른다.

시간이 지나, 상처도 아물고 기억은 흐릿해지지만 아픔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너무도 희미해져서 처음의 고통만큼 기억이 되살아나지 않을 뿐_ 흉터는 자리잡고 있는 거니까.

그렇게 담담하게 베카도 제이슨도, 베카의 가족도 천천히 희망을 준비해보려 한다.

지금 이 순간, 다른 세상에 있을 나는 어떻게 살고 있을까.. 어디에 살고 있어도 모든 내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