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동업자의 아들이 마련해 준 어느 시골 한적한 곳으로 이사를 온 순이네_
동업자의 못된 아들이 넘보는 순이는 폐가 아파서 요양을 해야하고, 순이에게는 아픈 몸으로 인해 마음에도 상처가 가득하다.
그러던 중 집 근처에서 발견한 이상한 소년, 전 주인이 이리를 사육했고 그 사이에서 자란 그 소년은 말도 못하고 행동도
괴팍하지만 머물 곳이 있을 때까지 순이네와 함께 있기로 한다.
그러는 사이 철수라는 이름을 받은 소년은 순이에게서 생활에 익숙해지는 방법들을 배우며,
평생 한 마리의 암컷만을 사랑한다는 늑대들의 습성답게 늘 순이만을 쫒아 순이를 따르고 보호하는데.
그러던 어느 날, 예기치 못한 상황에 철수는 본성을 드러내고 전혀 다른 모습을 가진 철수를 향한 사람들의 경계가 시작된다...
트와일라잇의 늑대, 가위손의 이야기와도 비슷한 세상엔 없는 사랑 - 판타지 영화 늑대소년되시겠다.
이야기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오래전 실제 있었던 일이기도 한 늑대와 함께 생활하던 소년이 인간세계를 접하면서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글도 익히고 사람들의 생활을 익히지만, 야생의 습성을 끝내 버리지 못하고 결국 죽음을 맞았던 슬픈 일화_
마치 그 이야기가 판타지 버전으로 철수와 순이의 순수함을 그린 예쁜 동화로 재탄생 된 것 같다.
송중기와 박보영의 활약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요즘, 그리 땡기지는 않았지만 궁금함에 극장을 찾았다가
참 예쁜 마음을 안고 돌아왔드랬다ㅋ
일단은 모두가 철수앓이를 하며, 남친에게 "기다려"를 외치게 된다는 송중기의 대사없는 그 와중에 귀염돋는 연기와 아롱아롱 눈망울.
첫사랑의 연장선과도 같은 순이의 깨알같은 개그와 청아한 노래소리는 참으로 사랑스럽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외로운 그들이 만나 서로에게 친구가 되고, 아픔을 치유하고, 정이 들어가면서 건강한 아들처럼, 든든한 오빠처럼, 귀여운 애완동물처럼
어울리는 철수와 사람들의 모습을 참 따뜻하게 그리고 있었다 이 영화는.
그리고 결국에는 그들이 함께 할 수 없음에, 현실은 역시 동화같지 않을테니 울적해지며 슬퍼지기도 하더라.
예쁜 두 주인공들의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하니 오랜만에 함께 그렁그렁해지기도ㅠㅜ
자극적이고 잔인하고 화려한 영화가 많아지는 요즘들어, 첫사랑의 아련함이나 따뜻한 이야기가 관객들의 마음을 많이 움직이는 걸 보면
참 기분이 좋다. 굳이 자극을 주지 않고도 얼마든지 예쁜 영화 좋은 영화를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는 걸 보여주는 거니까.
순이가 나이가 들어, 오래전 순수함을 떠올리며 그 곳을 찾아 철수를 추억하며 소중함을 간직했던 것 처럼
우리에게도 저마다 잊혀진 세월 속에 보물상자를 꺼내볼 수 있게했던 이야기가 아니었을까.
혼자서 큰 눈덩이를 굴리고 또 굴려서 눈사람을 만들던 예쁜 철수의 눈밭이 아련아련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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