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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지식

입술 헤르페스, 손가락 헤르페스까지 조심해야 하는 이유

얼마 전 아이가 심한 편도염을 앓아 밥도 제대로 못 먹고, 미열이 계속 나서 고생을 했던 적이 있다.

코로나19인지 독감인지 걱정을 했지만, 다행히도 편도가 심하게 부어 열이 났고 약으로 많이 호전이 되었다.

그런데 입술도 같이 염증이 심했고, 처음엔 튼 건가 싶었는데 입술 안쪽에도 염증이 생겨났다.

병원에서는 단순 염증이라고 했고, 항생제도 같이 처방받았으니 먹으면 괜찮아질 거라고 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입술과 주변에 물집이 생기고 주변으로 퍼지기 시작했다.

 

소아 입술 헤르페스

위 사진은 아이가 편도염으로 약을 먹고 있는 중에, 입술과 주변에 수포가 올라왔었던 사진이다.

입술 주위로 물집이 번지는 양상이 헤르페스 바이러스 감염 같아서 폭풍 검색을 했었다.

 

헤르페스란?

헤르페스 감염증은 헤르페스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피부에 포진과 홍반이 일어나는 흔한 바이러스 질환을 말한다. 

바이러스의 감염으로 피부 또는 점막에 크고 작은 물집이 생기는 피부병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기도 하다.

DNA를 포함하는 이 바이러스는 유전적, 생물학적 유형에 따라 8종으로 구분된다. 대표적인 것은 단순 헤르페스(Herpes simplex virus) 1형과 2형이다. 헤르페스 1형은 주로 입 주위에 병변을 만들고, 헤르페스 2형은 주로 성기에 병변을 만든다.

수두와 대상포진 바이러스도 헤르페스의 일종이다.(3형 바이러스)

헤르페스의 유형

  1. 헤르페스 1형 : 구순 단순포진 (Herpes simplex virus, HSV)
  2. 헤르페스 2형 : 성기 단순포진 (Herpes simplex virus, HSV)
  3. 헤르페스 3형 : 수두 대상포진 (Herpes Zoster)
  4. 헤르페스 4형 : 엡스타인 바 바이러스
  5. 헤르페스 5형 : 거대 세포 바이러스
  6. 헤르페스 6형 : B세포 림프 증식성 바이러스
  7. 헤르페스 7형 : T세포 림프 증식성 바이러스 
  8. 헤르페스 8형 : 카포시 육종과 연관

헤르페스의 원인

헤르페스 바이러스 감염증 중 단순포진 바이러스는 주기적으로 증상이 재발하는 경향이 있다. 대부분 어렸을 때 1형 바이러에 감염되는데, 주로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는 가족이나 친구에게 접촉을 통해 감염된다. 식기를 같이 쓰거나 수건을 통해서도 바이러스가 전파될 수도 있다. 대부분의 사람은 별 다른 반응 없이 지나가지만, 만성적인 질병을 앓고 있는 사람이나 신생아에게는 매우 심각하고 치명적일 수 있다.

감염부위는 초기에는 간지럽기 시작하여 아프며, 미관상 보기가 좋지 않지만 다 낫고 나면 흉터가 남지는 않는다.

증상이 발현됐을 때 간단한 접촉만으로도 상대에게 바이러스를 감염시킬 수 있기에 전염성이 굉장히 높다. 한 번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면역체계를 피해 잠복감염된 상태가 되기 때문에 사실상 완치는 없는 질환이다. 다만 치명률은 낮은 편인데, 면역력이 떨어져서 발현되지 않는 이상 모르고 지나가는 사람들도 많다. 대신 눈 주위로 퍼지거나 헤르페스 각막염을 조심해야 하는데, 유병률은 낮지만 치료하지 않으면 시력을 상실할 수도 있을 만큼 치명적이니 주의가 필요하다.

최근 들어 치매의 원인 중 하나가 되는 바이러스로 추정되어, 치매발병가능성을 염려하는 사람들로서는 무서운 질환 중에 하나로 볼 수 있다. 

 

녹십자 아시클로버 크림 연고, 입술물집 바이러스 감염 연고

 

헤르페스 치료

1형 단순 헤르페스 바이러스는 전조증상이 있는데, 자각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신체가 피로하거나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 두통이나 임파선이 붓거나 미열이 있을 수 있다. 그리고 입술이 간지러우면서 결과적으로 입술에 물집이 생긴다.  1형의 경우 보기 흉한 물집이 잡혀 진물이 나올 때가 전염력이 가장 높은데 딱지가 앉아도 잘 낫지 않는다. 

 

치료는 약국에서 헤르페스용 연고인 아시클로버를 처방전 없이 바로 구입할 수 있다. 재료명이 상품명이라서 특정 상표광고가 아니며, 여러 제약회사에서 같은 이름의 연고를 출시하고 있으니 아무거나 구입해도 상관없다. 다만 완치가 불가한 질환이라 연고를 발라도 확 좋아지거나 낫지는 않는다. 간지러울 때 물집이 생기기 전에 바르기 시작하는 게 가장 좋고, 4시간마다 1번씩 손가락 대신 면봉으로 접촉을 최소화하는 것이 좋다. 최근에는 경구용 알약도 있으나 처방전이 필요하다. 대신 연고보다 알약의 효과가 훨씬 월등하다. 면역력이 낮아지면 발병하기 때문에 푹 쉬는 것이 좋다. 열이 나고 많이 아프거나 통증이 심하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 약을 처방받도록 하자.

 

 

소아 손가락 헤르페스
소아 손가락 헤르페스

 

아이의 입술 주변으로 물집이 퍼졌을 때 바로 약국으로 가 아이 입술 물집에 바를 연고를 얘기했더니, 녹십자 아시클로버를 주셨다. 4시간에 한 번씩 바르라고 하셨고, 곧바로 입술과 주변에 발라주기 시작했다. 항생제를 같이 먹고 있어서 그런지 몰라도, 생각보다 빨리 물집이 잦아들고 딱지가 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입술이 다 나아갈 무렵, 아이가 손가락이 간지럽고 아프다고 했다. 중지 손가락에 물집 같은 것이 딱딱하게 하나만 잡혀있어서, 뾰루지 같은 것이 났나 생각했는데 하루 이틀 지나고 나니 갑자기 또 물집이 번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또다시 연고를 발라주기 시작했다. 흑흑.

 

가끔 피부 찰과상이 있을 때 바이러스에 감염된 분비물에 노출되면 피부 감염이 발생하는데, 손을 입으로 자주 가져가는 버릇 때문에 손가락으로 옮기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대부분의 1형 바이러스는 치료가 필요치 않고 18~20일 정도 깨끗하고 건조하게 유지하면 자연 치유된다고 한다. 

 

실제로 입술이 생각보다 빨리 한 일주일정도에 자국이 흐릿해지기 시작했는데(평균 6일~10일 사이 회복), 손가락은 발병되고 물집이 다 올라오고 번지고 딱지가 입고 떨어지고 붉은 자국까지 시간이 상당히 오래 걸렸다. 처음 물집이 올라올 때까지가 가장 아프고 그 뒤로 딱지가 입을 정도까지는 거의 아프지 않고 낫는 과정이라고 보면 되겠다. 위에 있는 아이 손가락 사진은, 물집이 잦아들고 딱지가 입은 사진이다. 아이에게 내색은 안 했지만, 대신 보기가 좀 흉하고 징그럽긴 했다. 연고가 치료에 큰 도움은 되지 않는다고 하나, 심리적인 안정상 계속 생각날 때마다 연고를 발라줬다. 딱지가 다 떨어지면 살이 많이 붉어진 자국이 남는데 그럴 땐 리도멕스 같은 피부 연고를 발라줬다. 2주가 넘은 지금도 딱지가 떨어진 후 붉은 자국이 있어서, 보습도 자주 해주고 있다. 

 

사실 내 몸이면 어디가 아픈지 느낌으로 알고 미리 약을 먹거나 감을 잡을 수 있지만, 아이가 커 갈수록 아이의 말에 의지해야 해서 기민하게 살피지 않으면 적당한 치료의 때를 놓칠 수도 있으니 늘 주의를 기울이고 살아야 한다. 날이 추워지고 코로나 이후 감기나 다른 질병을 오랜만에 앓으니 정말 호되게 지나간 느낌이다. 

헤르페스에 대해 공부하고 자료를 찾다 보니, 단순하지만 조금 무서운 질환이라는 생각이 들더라. 헤르페스 중 가장 치매 발병 위험성을 높이는 유형이라 하니 겁도 나고. 단순포진 바이러스 감염을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은 개발되어 있지 않지만, 면역력과 관계성이 있는 만큼 잘 먹고 잘 자고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더 신경 써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피곤하거나 컨디션이 안 좋아 입술 주변에 물집이 생기려고 할 때, 급할 때 바로 미리 바로 사용할 수 있도록 상비약으로 하나씩 구비해 둬도 괜찮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