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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천국

비포 미드나잇 Before Midnight, 흐르는 시간 속의 담담한 현실

 


비포 미드나잇 (2013)

Before Midnight 
7.7
감독
리차드 링클레이터
출연
에단 호크, 줄리 델피, 샤무스 데이비-핏츠패트릭, 아리안느 라베드, 아티나 레이첼 챙가리
정보
로맨스/멜로 | 미국 | 108 분 | 2013-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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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 有

 

1995년 유럽 횡단 열차에서 우연히 만나 사랑에 빠진 제시와 셀린느, 비엔나에서 하루를 보내고 6개월 후에 만날 것을 약속한 그들.

2004년 시간이 흘러 제시는 소설작가가 되고, 파리의 오래된 서점에서 운명처럼 다시 셀린느를 만난다.

파리 곳곳을 거닐며 빛나던 처음 만나던 그 날 처럼 쉴새없는 대화 속에 아련함을 느꼈던 그들. 

 

2013년 예쁜 딸 쌍둥이와 함께 부부로 지내는 제시와 셀린느는 그리스의 해변마을에서 여름휴가를 즐기고 있다.

전 처와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도 함께 휴가를 즐기다 미국으로 돌아가자 제시는 아들 곁에 있어주지 못함에 계속 신경이 쓰이고,

일도 포기해가며 양육권도 없이 제시의 아들만을 위해 미국으로 가서 살고싶지는 않은 셀린느.

사소함이 말다툼이 되고, 풀었다가 또 다시 반복되고, 과거에 대한 아름다움과 미래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녹록치 않은 현재.

이들의 대화는 끝이없고 또 폭발했다가 사그라든다.

 

 

 

비포 선라이즈선셋으로 끝날 줄 알았던 이야기가, 미드나잇으로 또 한 번 돌아왔다.

 

아이들의 부모가 된 제시와 셀린느는 시간의 흐름과 함께 자연스레 나이가 든 주인공이 되었다.

쉴 새없이 떠드는 의미없는 혹은 정곡을 찌르는 그들의 대화와 함께 펼쳐지는 그리스의 아름다운 풍경은 덤.

하지만, 비포의 전 시리즈 처럼 아름다운 로맨스를 바랬던 건 관객들의 욕심이었을까ㅋ

아이의 문제로, 서로의 성격의 문제로, 사소한 대화중에 감정이 격해져서, 과거를 회상하다, 미래를 꿈꾸다가 대화는

점점 산으로 가고 급기야는 폭발하고 큰 싸움이 되고.. 그래도 결국 함께라서 행복한 이들의 적나라한 현실.

보다보니 드는 생각이지만, 참 잘 어울리는 한 쌍이다ㅋ 물론 극 중 제시와 셀린느가.

서로 주거니 받거니, 그래서 사랑에 빠졌겠지만. 참 많이 다른 듯 하면서도 닮아있는 그들이었다.

때때로 너무 의미없는 긴 대사와 계속해서 짜증섞인 말투로 시비를 거는 셀린느가 눈살이 찌푸려지기도 했지만,

그게 바로 이 영화의 매력 아니겠는가.

 

 

20대엔 사랑에 빠졌고, 30대엔 이상을 꿈꿧고, 40대엔 삶을 돌이켜보는 있는 그대로의 현실.

십수년을 같은 배우들과, 그리고 관객들이 그대로 그 시간을 느낄 수 있는 이 이야기.

시간이 흘러, 다시 그들과 함께 빛나는 황혼도 맞이하는 걸 볼 수 있을까 기대해 본다. 참으로 특별한 경험이지 않겠는가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