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애니메이션

마당을 나온 암탉 Leafie, 그래도 자연의 삶은 계속된다

 


마당을 나온 암탉 (2011)

Leafie 
9
감독
오성윤
출연
문소리, 유승호, 최민식, 박철민, 김상현
정보
애니메이션, 드라마, 어드벤처 | 한국 | 93 분 | 2011-07-27
다운로드 글쓴이 평점  

 

 

 

양계장을 탈출해 세상 밖으로 나온 암탉 잎싹과 청둥오리 초록의 꿈과 자유를 향한 이야기

 

 

 

양계장 안에 갇혀 알만 낳던 암탉 한마리, 폐계가 되어 더 이상 알을 낳을 수 없게 되면 밖으로 나갈 수 있는 유일한 길임을 알게 된

암탉은 며칠을 굶어 뒷산의 폐계 웅덩이에 버려지게 된다.

양계장을 탈출한 기쁨도 잠시, 족제비의 먹이가 되기 일보직전 청둥오리 나그네의 도움으로 목숨을 구하게 되고 암탉은 스스로에게

'잎싹'이라는 예쁜 이름을 지어준다. 잎싹은 나그네와 수달인 달수의 도움을 받아 자연에 서서히 적응해 나가면서,

족제비와 싸우다 날개를 다치고 아내를 잃고 혼자 지키던 나그네의 알을 정성스럽게 품기 시작한다.

그리고 족제비로부터 잎싹이와 알을 보호하던 나그네는 그렇게 최후를 맞이하고, 잎싹을 엄마라 부르는 예쁜 오리 한 마리가 태어났다.

알에서 나온 초록이를 위해 늪으로 이사를 한 잎싹이는 초록이를 정성 껏 돌보지만, 엄마와 다른 모습을 하는 초록이는 점점 삐뚫어지고

비행의 세계에 눈을 뜨면서 철새가 돌아오는 계절, 자신과 같은 무리를 한 오리떼의 파수꾼을 두고 경주를 벌인다.

초록이에게 더 이상 해줄 것이 없는 것 같아 서글퍼진 잎싹이. 하지만 마지막까지 초록이를 위한 희생으로 엄마로서의 의무를 다한다.

 

 

6년간의 기획과 제작과정을 거쳐, 100만부를 돌파한 황선미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탄생한 한국 애니메이션 마당을 나온 암탉.

그 동안 한국 애니메이션의 참패를 뒤로하고, 흥행신화를 이뤘던 아름다운 어른 동화같은 이야기.

한국화 같은 화면은, 우포늪을 배경으로 2D애니메이션의 따뜻함을 부각시켜 곳곳에 아름다운 장면을 빼놓을 수 없게 만들었다.

 

일상을 탈출한 무모한 도전에 가까운 잎싹의 꿈을 따라가는 이야기.

자연의 섭리 앞에서 스스로 보호해야 하는 힘을 기르며 다른 종과 어울리고, 험한 삶 속에서 남의 아이를 키우며 성숙함과 희생이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현실같은 감정이입에 가슴이 먹먹해지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밝고 예쁜 동물친구들 속에서 유쾌함만 있는 것이 아니라, 자연의 냉혹한 원리까지 진지하게 묘사해 물음을 던지는 마지막은

꼭 아름답고 해피엔딩한 애니메이션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비극 속에서도 성장할 수 있는 아이들의 발판을 마련해주는 것 같다.

 

무엇보다 이 작품이 소외됐던 한국 애니메이션의 눈부신 성장과 가능성을 볼 수 있게 해준 것 같아서 참 뿌듯한 마음도 들었더랬다.

암탉 잎싹이의 삶에서 잔잔한 감동과 눈물까지 안겨줬던 그때 그 이야기가 아직도 머릿 속에 남아있다.